행복

 

 

불행에 대해서는 '왜 나는 불행할까?' 하는 질문들을 던지게 되지만, 행복에 대해서는 '왜 나는 행복할까?'하고 의문을 품지 않는다. 우울한 감정에 대해서는 극복되어져야 할 상태로 생각되지만, 기쁨의 감정을 극복하려는 사람은 없다. 극복이라는 단어에 어떤 낮은 단계로부터 높음으로 고양시키는 시각적 인상이 담겨있는 것처럼, 불행, 슬픔, 우울, 절망 등에는 물리적으로 낮은 상태를 상정하고 그보다 나은, 좋은, 올바른 것들은 높이에 올려놓고 생각하려는 습관이 우리에게 있다. 불행이라는 관념이 당하는 이러한 차별은 불행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불행만이 우리의 모든 관심을 독점하고 있다. 우리가 왜 불행한지, 왜 우울한지, 또 왜 슬픈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려고 하는 데에 반해, 행복한 순간 우리는 그저 멍청하게 '행복! 행복! 행복!'을 외치고 마는 것이다. 우리가 슬픈 감정을 두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는 것 처럼, 행복감에도 능동적인 입장과 수동적인 입장이 있을 수 있다. 슬픔의 정도에 따라 수십가지의 다양한 형용어휘가 달라붙는 것처럼, 행복에도 그 정도에 따른 합당한 분류와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