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stan und Isolde

Features Overview

Tristan und Isolde

Drawing Opera Project

트리스탄과 이졸데 드로잉 오페라는 뉴욕의 레지던시 Arts Letters & Numbers에 머물며 제작한 작품입니다.
전체 20미터 길이의 종이 위에 그린 스물네 개의 연속적인 장면을 직접 제작한 '드로잉 프로젝터'를 통해 상영하였습니다.
그림이 상영되는 동안, Bamberg Symphony의 Wagner Overtures 테이프에 수록된 Tristan und Isolde - Prelude를 재생하였습니다.
2017년 9월 27일, Arts Letters & Numbers의 헛간에서 초연하였습니다. 



작품구상

뉴욕의 Arts Letters & Numbers 레지던시에 처음 지원할 당시의 계획은 달랐습니다. 뉴욕에 오기 전, 육개월 동안 다른 두 곳의 레지던시에 머물렀던터라, 이곳에서는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매일 한 작품씩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습니다. 작업의 영감이라는 것이 어떤 특별한 계기를 통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늘 존재하며, 명상과 사색을 통해서 얼마든지 새로운 작품을 매일 그려낼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몇 주간 주로 바그너의 서곡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음악과 사색에 빠져 그림을 동안, 한 장의 그림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를 커다란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게되었습니다. 때마침 작업공간 한켠에 놓여있던 두루마리 종이를 발견하고는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

처음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원작을 참고하여 나의 방식대로 그림을 그려볼 생각이었습니다. 전쟁과 모략, 왕실과 기사, 사랑과 배신, 등 서양 고전에 늘 등장하는 진부한 소재들이 많았지만, 사랑과 배신, 좌절과 극복 등의 이야기는 충분히 나의 이야기로 재해석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아주 대략적인 화면 구성과 주제만을 계획하고는 바로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첫 번 째 장면을 그린 이후부터는, 애초의 구성을 무시하고, 그때그때 마음이 이끄는 대로 이야기를 전개시켰습니다. 애초에 '비극적 사랑'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려 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인간의 고독'이 전체 그림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드로잉 프로젝터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림을 움직일 기계를 구상하였습니다. 전기 모터로 작동하는 것도 염두하였으나, 진행되는 음악에 맞게 그림을 움직이기위해서는 수동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했습니다. 만드는 동안 Arts Letters & Numbers의 헛간에서 직접 그림을 상영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작업했습니다. 먼저 그 공간에 적당한 크기의 프레임을 짜고, 프레임 안에 그림을 감고 되감을 축을 설치하고, 그림을 구동시킬 두 개의 톱니바퀴를 만들었습니다. 기어 제작 방법은 인터 참고하였으나, 대부분의 장치들은 직접 고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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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의 음악

바그너의 음악은 마음 속에 잘 드러나지 않은 잔잔한 감상조차 거대한 물결로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수줍은 마음에 표현하지 못했던 억제된 감정을 끄집어내어 하늘로 힘껏 당겨 줍니다. 한껏 고양되어 숨이 가빠지면 천천히 놓아주고 달아 올랐던 마음이 다시 사그라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른 새벽까지 비극적인 감상에 빠져 지쳐 쓰러져 있는 나를 일으켜 세워 아침의 활기 속으로 데리고 가 주는 음악이 탄호이저 서곡이라면,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은 비탄에 젖어있는 그 감정 그대로를 이해해주고 더 크게 울어도 좋다며 곁에 조용히 머물러 주는 음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