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of Buddha

The Life of Buddha

Mural Project

태국 치앙마이의 Compeung 레지던시에 머물며 붓다의 삶을 주제로 벽화를 그렸습니다.
레지던시에서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도이사켓 승려학교 큰스님의 허락을 받아 약 2주간 작업하였습니다.
부처의 생애를 다룬 팔상도(八相圖)의 기본 도상을 따르되 인물의 형태나 화면 구성은 자유롭게 해석 하였습니다. 


작업동기

태국의 레지던시에 지원하기 전부터 태국 불교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불교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한국의 불교문화를 통해서였지만, 불교에 대해 알면 알수록 경전 보다는 부처의 실제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부처가 살아 생전에 남긴 말을 담은 초기 경전, 그 경전이 전승되어 현재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 태국입니다. 또한 국민 대부분이 불교를 믿는 나라가 태국이었기 때문에 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불교는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레지던시가 소재한 치앙마이에서도 한시간 가량 떨어진 도이사켓에도 크고작은 사찰이 많았고, 붉은 승복을 입은 스님과 학생들을 매일 마주칠 수 있었기 때문에, 품었던 궁금증을 모두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태국어를 하지 않는 이상 깊은 대화는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서, 조금 쉬운 작업 방향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불교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작품이 아니라, 늘 산책하며 마주친 친절한 동네 주민들을 위해 화가로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기로 하였습니다. 승려학교에 그림 그릴 자리를 허락받고는, 부처의 생애를 담은 팔상도를 그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작업과정

스케치를 위해, 많은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한국의 사찰에 그려진 팔상도와 태국의 팔상도를 비교해보고 무엇을 포함시키고 뺄지를 고민했습니다. 태국의 사찰에는 보통 부처의 삶이 더욱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태국 친구들에게 한국의 팔상도에는 없는 장면들에 담긴 의미를 물어보았습니다. 아무런 설명 없이도 태국인들이 다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밑그림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배경에는 도이사켓 지역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요소들을 포함시켰습니다. 태국 불화에 자주 등장하는 장식적인 요소들을 가져와 그림 전체를 묶어주는 틀로 활용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승려학교 스님께 밑그림을 보여드리고, 승려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인, 참선방의 벽을 허락받았습니다. 어떤 색으로 표혀하면 좋을지를 논의하고, 작업시간을 조율하고 약 2주간 벽화를 진행했습니다. 


붓다의 삶

붓다의 삶을 다룬 그림은 한국의 사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눈여겨 보지 않았던 자신을 탓하며, 먼 태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의 팔상도를 수집하고 공부했습니다. 팔상도는 붓다가 태어나 열반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중요한 여덟 개의 장면을 그린 그림입니다. 붓다의 어머니 마야부인이 태몽을 꾸는 그림, 도솔래의상 兜率來儀相, 룸비니 동산에서 마야 부인이 태자, 붓다를 맞이하는 그림, 비람강생상 毘藍降生相, 싯다르타가 성 밖으로 나가 생로병사를 처음 보게 되는 장면을 그린 그림, 사문유관상 四門遊觀相, 행복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성을 떠나는 장면을 그린, 유성출가상 踰城出家相, 설산에서 수도하는 모습을 담은, 설산수도상 雪山修道相,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명상에 잠긴 붓다의 모습을 그린, 수하항마상 樹下降魔相, 깨달음을 얻은 붓다가 녹야원에서 첫 설법하는 장면을 담은, 녹원전법상 鹿野轉法相, 그리고 마지막으로 열반에 드는 모습을 그린, 쌍림열반상 雙林涅槃相이 팔상도의 내용입니다. 다소 신화적인 부분을 걷어내고 한 사람으로서 고다마 싯다르타의 일생을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인간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인간, 싯다르타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붓다의 삶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가 태어날때부터 특별했기 때문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으로서 마음에 품을 수 있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평생 전력을 다해 노력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붓다가 부모님과 아내, 갓 태어난 아들을 두고 한밤중에 성을 뛰쳐나가던 그 마음은 어떠했을까. 6년동안의 고행을 하면서도 행복에 대한 답을 얻지 못했을 때 그 실망감은 얼마나 컸을까.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기 까지 얼마나 많은 유혹에 시달려야 했을까. 깨달음을 얻고 나서는 또 얼마나 기쁘고, 기뻤을지, 상상해보면 고다마 싯다르타라는 사람과 자연스레 친하게 지내고 싶어질 것입니다. 도이사켓에서 만난 맑은 눈을 가진 승려학교 학생들도 그런 감동을 느꼈으면 합니다.  

도이사켓 승려학교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oisaketphadungsasanaSchool/